좋은 글과시

영혼을 상실한 현대인

燕巢岩 2020. 8. 3. 13:29




영혼을 상실한 현대인

초기 아프리카를 탐험한 유럽인들의
경험담입니다.
이 이야기는 회교 신비주의 수행자인
‘수피’의 우화에 실려 있습니다.
한 탐험가가 밀림을 뚫고 목적지를
향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짐을 운반해줄 세 사람의
원주민을 고용했습니다.
그들은 사흘 동안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서둘러서 밀림을 뚫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사흘째 되던 날 짐꾼들은
자리에 주저앉아 더 움직이려하지
않았습니다.
탐험가는 잔뜩 화를 내며 예정된 날짜,
시간까지 목적지에 꼭 도착해야 한다며
짐꾼들을 재촉했습니다.
그러나 이 원주민들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탐험가는 원주민 한 사람을 붙들고
이유를 물어 봤습니다.
‘지금껏 잘 오다가 갑자기 주저앉은
이유가 뭐냐’고...
그랬더니 그 원주민은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곳까지 제대로 쉬지도 않고
빨리 왔습니다.우리는 영혼이 우리를
따라 올 시간을 주기 위해
이곳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허둥대며 쫓기듯이 오느라
영혼이 따라올 시간을 주지 않았다는
말을 다른 말로 하자면 정신없이 쫓겨
온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가르침을 전하고 있습니다.
속도와 효율성만 내세우다가
영혼을 상실한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상징하고 있습니다.
속도와 효율성은 냉혹한, 비인간적인
것입니다. 너무 서두르다 제정신을
차리지 못해 실수를 저지르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사람은 기계가 아니며
감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차분히 생각하며 행동할 시간적 여유가
필요한데 계속 쫓기다 보면 엉뚱한 곳
으로 뻗어 나가게 됩니다.
원주민들의 표현대로 무슨 일에나
영혼이 따르지 않으면 불행해집니다.
바삐 서두르는 사람은
제정신이 없는 것입니다.

-법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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